좋 은 글

노인들을 대상으로 응모한 짧은 글 당선작.

이종육[소 운(素 雲)] 2024. 12. 12. 17:29

노인들을 대상으로 응모한 짧은 글 당선작. 
  
1. 가슴이 뛰어서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라.
    
2. 전구 다 쓸 때 만큼도
    남지 않은 나의 수명. 

3.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4. 병원에서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은 "노환입니다"

5.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6. 자명종 울리려면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7. 연명치료 필요없다고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8. 만보기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아 헤맨 걸음.

9. 몇 가닥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10. 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산다.

11.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

12. 젊게 입은 옷에도
     자리를 양보받아 허사임을 알다. 

13. 이봐 할멈!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14. 일어섰다가 용건을 
      까먹어 다시 앉는다.

15. 분위기 보고 
     노망난 척하고 위기 넘긴다.

16. 무농약에 집착하면서
     먹는 내복약에 쩔어 산다.

17. 자동응답기에 대고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영감.

18.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터인데 "처음 듣는다!"고.

19. 할멈! 
     개한테 주는 사랑 
     나한테도 좀 주구려.

20. 심각한 건 정보 유출보다 오줌 유출.

21. 정년이다.
     지금부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지.

22. 안약을 넣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23. 비상금 둔 곳 까먹어 아내에게 묻는다.

24. 경치보다 화장실이 
     신경 쓰이는 관광지

25. 손을 잡는다.
     옛날에는 데이트, 지금은 부축.

26. 이 나이쯤 되니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 참 현실적이고 사실대로 잘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