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어와 놀이

8도 사투리로 보는 진달래꽃

이종육[소 운(素 雲)] 2025. 4. 16. 15:14


# 8도 사투리로 보는 진달래꽃

♡ 진달래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
(藥山)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경상도 버전

내 꼬라지가 비기 
실타고 갈라카모
내사마 더러버서 암 
말 안코 보내 주꾸마

영변에 약산 참꽃
항거석 따다 니 가는 길빠다게 뿌리 주꾸마

니 갈라카는 데 마다
나뚠 그 꼬슬 사부 자기 삐대발꼬 가뿌래이

내 꼬라지가 비기 시러
갈라 카몬 내사마 때리 직이 삔다 케도
안 울 끼다


♡ 충청도 버전

이제는 지가 역겨운 
감유 가신다면유 어서 가세유 

임자한테 드릴건 
없구유 앞산의 벌건 진달래 뭉테기로 따다
가 가시는 길에 깔아 드리지유

가시는 걸음 옮길 때마
다 저는 잊으세유

미워하지는 마시구유
가슴 아프다가 말것지유 어쩌것시유 

그렇게도 지가 보기가 사납던가유 섭섭혀도 어쩌것이유

지는 괜찮어유 울지 않겄시유 참말로 잘
가유

지 가슴 무너지겼지만
어떡허것시유 잘 먹고
잘 살아바유


♡ 전라도 버전

나 싫다고야
다들 가부더랑께

워메~나가 속상하겨.
주딩 딱 다물고 있을랑께

거시기 약산에 참꽃
허벌라게 따다가 마리시롱
가는 질가상에 뿌려줄라니께

가불라고 흘때마다
꼼치는 그 꽃을 살살 
발고 가시랑께요

나가 골빼기 시러서
간다 혼담서 주딩이 꽉 물고 밥 못 쳐묵을
때까지 안 올랑께

신경 쓰덜말고 가부더 랑께 겁나게 괜찬응께 워메 참말고 괜찬아부러
뭣땀시 고로코름 허야 써것쏘이?

나가 시방 거시기가 허벌나게 거시기 허요이~

-재미있는 사투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