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글

부처님 오신 날

이종육[소 운(素 雲)] 2025. 5. 6. 16:13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 당신께서 오신 이날 세상은 어찌 이리 아름다운 잔칫집인지요! 당신의 자비 안에 낯선 사람 미운 사람 하나도 없고 모두가 친구이고 가족입니다 모두가 도반이고 애인입니다

세상이란 둥근 연못 위에 한 송이 연꽃으로 피고 싶은 사람들이 연꽃을 닮은 꽃등을 거리마다 집집마다 달고 있네요. 절망을 넘어서는 희망 미움을 녹이는 용서 분열을 메우는 평화만이 온 누리에 온 마음에 가득하게 해달라고 두 손을 활짝 펼쳐 등을 달고 있네요.

그 따뜻하고 진실한 염원의 불빛들이 모여 세상을 환희 밝혀줍니다.때로는 힘겨워 눈물 흘리면서도 각자가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리에서 부처님을 닮게 해달라고 성불하게 해달라고 정갈하게 합장하며 향을 피워 올리는 이들의 어진 눈길을 사랑합니다. 맑은 음성을 사랑합니다.

부처님 당신께서 오신 이날 세상은 어찌 이리 겸손한 도량인지요! 때로는 힘겨워 눈물 흘리면서도 각자가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리에서 부처님을 닮게해 달라고 성불하게 해달라고 정갈하게 합장하며 향을 피워 올리는 이들의 어진 눈길을 사랑합니다. 맑은 음성을 사랑합니다.

부처님 당신께서 오신 이날 세상은 어찌 이리 겸손한 도량인지요! 산처럼 깊고 바다처럼 넓은 당신의 자비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 먼저 감사하다고 두 손 모으네요. 서로 먼저 잘못했다 용서 청하며 밝게 웃을 준비가 되어 있네요. 

진정 사랑으로 거듭나면 정토가 되는 이 세상 오늘은 당신 친히 가장 큰 연꽃으로 피어나 그윽하고 황홀한 향기로 온 세상을 덮어주십시오. 웃음을 잃은 이들 세상에 거룩하고 환한 웃음으로 오시어 우리를 기쁨으로 놀라게 해주십시오

부처님 오신 날은 또한 우리의 생일 평범한 일상에서 충만한 법열을 맛보는 날마다 새 날 날마다 좋은날 청정한 마음으로 가꾸어 청정한 삶 이루어 가게 해주십시오

-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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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이 말하는 우리네 삶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 소리, 우는 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 불평일랑 하지를 마소.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척 어수룩 하소 그렇게 사는것이 평안하다오.

친구여!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마소. 적당히 져 주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친구여! 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해도 죽으면 가져갈 수 없는 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 정말로 돈은 놓치지 말고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를 만나거든 술 한 잔 사주고 불쌍한 사람 보면 베풀어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푼 줄 돈 있어야 늙으막에 내 몸 돌봐주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오. 우리끼리 말이지만 이것은 사실이라오. 옛날 일들일랑 모두 다 잊고 잘난체 자랑일랑 하지를 마오

우리들의 시대는 다 지나가고 있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봐도 가는 세월은 잡을 수가 없으니 그대는 뜨는 해 나는 지는 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게 뵈는 마음씨 좋은이로 살으시 구려. 멍청하면 안되오 아프면 안되오 그러면 괄시를 한다오 아무쪼록 오래 오래 살으시구려

- 법정 스님 -


서산대사 解脫詩

근심걱정 없는 사람 누구인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구며 시기질투 없는 사람 누구든가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며 못 배웠다 주눅들지 말며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며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깐 다니러온 세상 있고 없음으로 편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으로 평가하지 말며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나가세.

다 바람 같은 거라오. 뭘 그리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요.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깊어도 비바람이라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세상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오. 줄 게 있으면 주어야지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오

내 것도 아닌 것을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 마시오.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소.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 번 못 펴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 그리 잘 낫다고 남의 것 탐내시오.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 하늘도 있는 것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 게 있소. 살다 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지만은 잠시 대역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짓는다고 뭐 달라질 게 있소.

기쁜 표정 짓는 다고 모든 게 다 기쁜 것은 아니오. 내 인생, 내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게 다 사는 거라오. 삶이란 한 조각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구름이 스러짐이라.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가고 옴이 모두 그와 같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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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