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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을 감동시키는 이야기

이종육[소 운(素 雲)] 2022. 7. 6. 16:40


♧♡ 영혼을 감동시키는 이야기

​한 청년이 길을 가다가 어느 노인과 마주쳤습니다. 청년은 혹시 자기를 기억하는지 물었죠. 그러나 노인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청년은 오래 전 노인의 제자였고 노인 덕분에 지금은 교수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청년을 기억하지 못하는 노인은 그 때 있었던 일이 궁금했습니다.

청년은 학창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 시절 자기는 반 친구의 새 시계를 훔쳤고 시계를 잃어버린 학생은 선생님에게 시계를 찾아달라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시계를 훔쳐간 학생이 자진해 나와서 용서를 구하길 바랬지만 누구도 자신을 도둑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모든 학생을 일어나게 하고 절대로 눈을 뜨지 말라고 당부한 후 직접 각 학생의 주머니를 뒤졌습니다.

그렇게 하여 결국 시계를 찾았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시계를 찾았으니 이제 눈을 떠도 좋다."

"그 날 선생님은 제가 도둑이라는 걸 친구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저의 자존심을 지켜주셨지요. 그 때 선생님은 어떤 훈계도 하지 않으셨지만 저는 선생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지 분명히 알 수 있었어요."

노인이 여전히 청년을 이상하다는듯이 쳐다보자 청년은 노인에게 "이 사건을 기억하시느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노인의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 일은 물론 기억이 나네. 그 날 모든 학생의 주머니를 뒤져서 없어진 시계를 찾았지. 하지만 난 자네를 기억하지 못하네. 왜냐하면 나도 그때 눈을 감고 주머니를 뒤졌거든...”

저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뭉클해진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랑으로 자신과 타인을 보호할 줄을 아셨던 선생님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신 원철

* 이글을 읽고난 후 '절영지회' 絶纓之會 라는 고사성어 생각이 떠 올라요
絶纓之會,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이 투월초의 난을 평정한 뒤 공을 세운 신하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성대하게 연회를 베풀고, 총희(寵姬: 애첩 허희許姬라는 설도 있음)로 하여금 옆에서 시중을 들도록 하였습니다. 밤이 되도록 주연을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광풍이 불어 촛불이 모두 꺼져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어둠 속에서 불현듯 왕의 총희가 부르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총희는 장왕에게 누군가 자신의 몸을 건드리는 자가 있어 그자의 갓끈을 잡아 뜯었으니 불을 켜면 그자가 누군지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장왕은 촛불을 켜지 못하도록 제지하고는 오히려 신하들에게 "오늘은 과인과 함께 마시는 날이니, 갓끈을 끊어버리지 않는 자는 이 자리를 즐기지 않는 것으로 알겠다(今日與寡人飮, 不絶冠纓者不歡)"라고 말하였습니다. 이에 신하들이 모두 갓끈을 끊어버리고 여흥을 다한 뒤 연회를 잘 마쳤습니다.

3년 뒤, 초나라가 진(晉)나라로 전쟁을 하였는데, 한 장수가 선봉에 나서 죽기를 무릅쓰고 분투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장왕이 그 장수를 불러 특별히 잘 대우해준 것도 아닌데 어찌하여 그토록 목숨을 아끼지 않았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장수는 3년 전의 연회 때 술에 취하여 죽을 죄를 지었으나 왕이 범인을 색출하지 않고 관대하게 용서해준 은혜를 갚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고사는 유향(劉向)이 지은 《설원(說苑)》 <복은(復恩)>편과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 등에 실려 있습니다. 여기서 유래하여 절영지회(절영지연)은 남의 잘못을 관대하게 용서해주거나 남을 어려운 일에서 구해주면 반드시 보답이 따르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