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글

멋진 시 "치마"

이종육[소 운(素 雲)] 2024. 5. 30. 16:02

🌸🕊
멋진 시 "치마"
이런 시를 읽은적이 있는가요?

- 문정희 -
1947년생 보성출신 여류시인, 동국대 석좌교수


"제목 : 치마"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
🌸🕊
치마 속에는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하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것
🌸🕊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
🌸🕊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
🌸🕊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드려고 애를 쓴다.

치마 속에 무언가 확실히 있다.
🌸🕊
🌸🕊
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
🌸🕊
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있는 바다

한 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허무한 동굴?
🌸🕊
놀라운 것은
그 힘은 벗었을 때
더욱 눈부시다는 것이다.

🌸🕊

- 임 보 -
본명은 강홍기 1940년생 순천출신으로 전 충북대 교수

이 시는 "치마"에 대한 답시
🌸🕊
그렇구나
여자들의 치마 속에 감춰진
대리석 기둥의
그 은밀한 신전
🌸🕊
🌸🕊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도들처럼
🕊
그 주변을 맴돌며
한평생 참배의 기회를 엿본다.
🌸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
그 남성 금지구역에
함부로 들어갔다가 붙들리면
🌸
🌸🕊
옷이 다 벗겨진 채
무릎이 꿇려
천 번의 경배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런 곤욕이 무슨 소용이리
🌸🕊
때가 되면 목숨을 걸고
모천으로 기어오르는 연어들처럼

남자들도 그들이 태어났던
모천의 성지를 찾아
때가 되면 밤마다
깃발을 세우고 순교를 꿈꾼다.
🌸🕊
🌸🕊
그러나, 여자들이여,
상상해 보라

참배객이 끊긴, 닫힌 신전의
문은 얼마나 적막한가!

그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를
남자들이 지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
🤹‍♀️🌸🕊
보라
그 소중한 열쇠를 혹 잃어버릴까봐
단단히 감싸고 있는 저 탱탱한
남자들의 팬티를!
🌸🕊🌻
🌸🕊

정말 멋진 시 !
환상의 짝꿍시 !
살며시 웃고 또 웃고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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