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글

🌿<꿔다 놓은 보릿자루>

이종육[소 운(素 雲)] 2022. 12. 12. 18:01

📚{歷事의 香氣}

🌿<꿔다 놓은 보릿자루>

꿔다 놓은 보릿자루는 여러 사람이 모여 이야기하고 있는데 혼자서 가만히 앉아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는 중종반정과 연관된 말인데 1506년 음력 9월 2일 중종반정이 일어났다. 이 시기는 벼 수확을 앞두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보리’가 주식일 수밖에 없었고, 보리는 그만큼 중요했다.

보리가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곡물 중 하나였고, 그것은 우리 백성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되는 곡물이었다.

조선 10대 왕은 연산군이다. 연산군 폭정이 심화되면서 몇몇 신하들은 역모를 꾸미게 되는데 그것이 중종반정이다.

중종반정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 사람이 박원종이다. 거사 직전 박원종 집에 여럿이 모여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궁궐에 집결하는 시간까지 논의를 했다.

역모 계획이 누설될까 두려워 박원종 집의 어둠 속에서 숨죽이면서 회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성희안(成希顔,1461~1513)이라는 사람이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회의를 하던 중 어두운 방안에서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희미한 사람이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성희안은 모인 사람의 숫자를 세게 되는데 모이기로 야속했던 사람보다 한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 희미한 사람이 첩자라고 의심하고 박원종에게 알리게 된다. 박원종은 희미한 어둠 속의 사람을 살피려고 하는데 갑자기 폭소를 터뜨리게 된다.

첩자인 줄 알았던 사람이 옆집에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기 때문이다. 일행 중 한 사람이 보릿자루 위에 윗도리와 갓을 올려놓으면서 사람처럼 보였던 것이다.

이에 그때부터 모임에서 말 한 마디 하지 않는 사람을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보리의 수확은 5~6월 정도이다. 그리고 벼의 수확은 9~10월이다. 벼의 수확으로 겨우내 겨우 버텼다면 보리의 수확시기은 5~6월까지는 버텨야 한다. 이를 보릿고개라고 불렀다.

보릿고개 시기가 되면 나무 껍질을 먹거나 진흙까지 먹어야 했다. 그러다보니 변비가 생기게 되고, 변비가 생기다보니 배변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오늘날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라는 말은 심한 변비로 인해 항문이 찢어지게 된 것에 유래됐다.

그렇게 보릿고개를 버티고 5~6월이 되면 보리가 수확되면서 배고픔이 해결되지만 이 역시 8~9월이 되면 보리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다. 보리는 쌀과 달리 세금 징수의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쌀에 비해 여유가 있었고, 이웃에게 보릿자루를 빌려주는 상황이 전개됐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이런 풍습에서 유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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