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글

♧팔십종수(八十種樹)♧ -나이 80에 나무를 심다-

이종육[소 운(素 雲)] 2024. 6. 2. 15:57

♧팔십종수(八十種樹)♧
     -나이 80에 나무를 심다-

박목월 선생의 수필 '씨 뿌리기' 에 호주머니에 은행 열매나 호두를 넣고 다니며 학교 빈 터나 뒷산에 심는 노교수 이야기가 나온다.
이유를 묻자 '빈 터에 은행나무가 우거지면 좋을 것 같아서' 라고 했다. 
 
언제 열매가 달리는 것을
보겠느냐고 웃자
'누가 따면 어떤가.
다 사람들이 얻을 열매인데' 하고 대답했다. 
 
여러 해 만에 그 학교를 다시 찾았을 때 키만큼 자란 은행나무와 제법 훤칠 하게 자란 호두나무를 보았다. 

'예순에는 나무를 심지 않는다
(六十不種樹)'고 말한다.
심어봤자 그 열매나 재목은 못 보겠기에 하는 말이다. 

 아래 세 이야기 모두 "송천필담(松泉筆譚)"에 나온다.
송유(宋兪)가 70세 때 고희연(古稀宴)을 했다.
귤(柑)열매 선물을 받고 그 씨를 거두어 심게 했다.
사람들이 속으로 웃었다.
그는 10년 뒤 귤 열매를 먹고도 10년을 더 살다 세상을 떴다. 
 
황흠(黃欽)이 80세에 고향에 물러나 지낼 때 종을 시켜 밤나무를 심게 했다.
이웃 사람이 웃었다. 
 
'연세가 여든이 넘으셨는데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요?'
 
황흠이 대답했다.
 
'심심해서 그런 걸세.
자손에게 남겨준대도 나쁠 건 없지 않은가?'
 
10년 뒤에도 황흠은 건강했고,
그 때 심은 밤나무에 밤송이가 달렸다.
이웃을 불러 말했다. 
 
'자네 이 밤맛 좀 보게나.
후손을 위해 한 일이 날 위한 것이 되어 버렸군.'
 
홍언필(洪彦弼)의 아내가
평양에 세 번 갔다. 
어려서 평양감사였던
아버지 송질(宋軼)을 따라갔고, 
두 번째는 남편을 따라갔으며, 
세 번째는 아들 홍섬(洪暹)을 따라갔다. 
 
아내로 처음 갔을 때 장난삼아 감영에 배를 심었고, 
두 번째 갔을 때는 그 열매를 따 먹었다. 
세 번째 갔을 때는 재목으로 베어 다리를 만들어 놓고 돌아왔다. 
 
너무 늦은 때는 없다.  
 예순만 넘으면 노인 행세를 하며 공부도 놓고 일도 안하며 그럭저럭 살다 죽을 날만 기다린다. 
100세 시대에 이런 조로(早老)는 좀 너무하다.  
 
씨를 뿌리면 나무는 자란다.  
 
설사 내가 그 열매를 못 딴들 어떠랴.
              -좋은 글 중에서- 

종심(從心)의 나이에 다달아서 그런지 눈에 띄는 글이 있어 옮겨봤네요.

우리가 지구에 내 맘대로 온 것은 아니지만 이왕 당도했으니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요.
현재는 선물입니다!
(The present is a 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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