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밀려 옵니다.😥 *박남규 시인* *검정 이불 껍데기는 광목이었다. 무명 솜이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있었지. 온 식구가 그 이불 하나로 덮었으니 방바닥만큼 넓었다. *차가워지는 겨울이면 이불은 방바닥 온기를 지키느라 낮에도 바닥을 품고 있었다. 아랫목은 뚜껑 덮인 밥그릇이 온기를 안고 숨어있었다. 오포 소리가 날즈음, 밥알 거죽에 거뭇한 줄이 있는 보리밥, 그 뚜껑을 열면 반갑다는 듯 주루르 눈물을 흘렸다. *호호 불며 일하던 손이 방바닥을 쓰다듬으며 들어왔고 저녁이면 시린 일곱 식구의 발이 모여 사랑을 키웠다. 부지런히 모아 키운 사랑이 지금도 가끔씩 이슬로 맺힌다. *차가웁던 날에도 시냇물 소리를 내며 콩나물은 자랐고, 검은 보자기 밑에서 고개 숙인 콩나물의 겸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