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글

죽장망혜竹杖芒鞋 김삿갓♥

이종육[소 운(素 雲)] 2024. 7. 5. 19:55

♥죽장망혜竹杖芒鞋 김삿갓♥

그 누구보다 '멋지고 폼나게' 살고 싶었겠지요.
모든 욕심과 욕망을 버린 사람의 정신 세계는 어떨까?

김삿갓(김병연金炳淵)은 조선 시대 후기 강호江湖를 떠돌던 방랑 시인이다.

그는 문협文俠으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뛰어난 풍자와 해학의 글솜씨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위로해 주었다.

나라에 충성하자니 불효이요, 조상 섬김은 역적이라.
그대는 어떻게 하겠는가?

이 풍진 세상이 아니 자신이 너무나 싫지 않았을까?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열두대문 문간방에 걸식을 하며/세상이 싫던가요 벼슬도 버리고/팔도 강산 타향살이 몇몇 해던가/푸대접에 껄껄대며 술 한잔에 시 한수로 떠나가는 김삿갓'이라는
명국환 가수가 부른 '방랑시인 김삿갓'이다.

고개들어 드넓은 하늘을 한번 쳐다 보자.
분명 이 세상은 따뜻한 태양이 가득한 아름다운 곳이다.

김삿갓의 조부祖父는 1811년 홍경래의 난 때 평안도 선천부사宣川府使이었던 김익순이다.
그는 반란군에 투항한 반역죄로 죽임을 당한다.

아~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김삿갓은 16세 때 '김익순을 논박하라'는 향시 시제試題에 따라 김익순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글을 써 장원 급제하였다.
그런데 뒤늦게 어머니로부터 김익순이 바로 친조부라는 사실을 알고 수치로 여겨, 그는 결국 모든 사회ㆍ물질적 욕망을 내려 놓고 말았다.

그리고 일생을 삿갓으로 얼굴을 가리고, 조선 팔도를 방랑하며 부평초 같은 보헤미안bo·he·mian의 삶을 살게 된 것이다.

벌써 뙤약볕이 쏟아지는 성하盛夏의 계절이다.
백로白鷺 나는 논에는 짙은 초록의 모가 서로 사이좋게 줄지어 자리 잡았다.
그리고 알록 달록한 분홍ㆍ흰ㆍ검붉은색 접시꽃도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세상에 완전히 옳은 것과 완전히 그른 것이 있을까?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함이 옳지 않으며/그른 것을 옳다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음이 아니다.'라며 탁상 공론을 <시시비비가是是非非歌>로 풍자하기도 하였다.

한 때의 권력과 부富도 무상하지 않는가?
'산천초목성변장山川草木成變場, 산천의 풀과 나무는 끊임없이 바뀌어가고/제백후왕번복서帝伯候王飜覆緖, 제왕과 호걸조차 흥왕興旺이 항상 번복되는구나'라고 김삿갓은 천하를 주유周遊하며 말한다.

영원할 것 같은 권력과 부귀 영화도 끊임없이 엎치락 뒤치락 변한다는 것이다.

부모님은 어디에 계실까? 보고 싶구나.
님이여, 자식들은 어디 갔는가? 말 좀 해주오. 우리는 천연天緣 향기의 끈이었는데~.

돌아갈 집도 없는 애달픈 김삿갓의 길바닥 인생은 무엇이었던가?
'아~돌아가기도 머물기도 어려워라歸兮亦難佇亦難/길 위를 해매인 것이 몇 해이던고幾日彷徨中路傍.'라며
한탄과 유리걸식流離乞食한 자신에 대한 질책, 고단한 일생을 되돌아보며 마지막 기운을 내보기도 했다.

잠시 그의 삶을 뒤돌아 보며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생각해 본다.

전국 팔도 명승지를 밟아본 김삿갓은 왜 인생 말년에 전남 화순 동복 일대에서 머물렀을까?
인심이 매우 후厚하였고, 신비한 자연 경관이었으리라.

'무등산이 높다 하되 소나무 아래 있고無等山高松下在/적벽강이 깊다 하되 모래 위에 흐르는구나赤壁江深砂上流.'라며 "화순 적벽"의 수려한 풍경에 난고蘭皐 김삿갓은 넋을 잃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화순을 세 번이나 찾을 정도로 지극히 아꼈고, 멀고 먼 타향인 화순 동복에서 오래 머무르다가 눈을 감았다.

지금 산과 들에 털중나리, 개망초, 엉겅퀴, 봉선화, 붓꽃, 패랭이꽃 등이 저 마다의 고운 빛깔로 산천을 곱게 물들인다.
그 꽃들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있어 더욱 좋다.

사람은 경쟁 사회에서 사회의 높은 기대치에 압박감을 느낀다.
그럴땐 긍정적 사고로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잘 관리하면 행복해 질 것이다.

'선정을 펴야 할 선화당에 화적같은 도둑떼가 앉았으니宣化堂上宣火黨/낙민루 아래 떨어지는 백성의 눈물樂民樓下落民淚/함경도 백성 모두 놀라 달아나니咸鏡道民咸驚逃/조기영의 집안이 어찌 오래 가리오趙岐泳家兆豈永.'라는

"낙민루樂民樓, 落民淚*백성의 눈물"이란 글이다.
그는 이렇게 공무원의 가렴주구苛斂誅求와 폭정을 풍자하여 읊으기도 하였다.

들판 밭의 고추와 고구마 순도 잘 자라고 있다. 그리고 숲속의 산새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 진다.
또한 처마밑에 둥지를 튼 제비 가족도 평화로운 풍경이다.

김삿갓이 전하는 지혜를 배울수 있다면 좋겠지요?
누구에게나 세상은 만만치 않다고 한다.
비바람과 눈보라에 이리 저리 밀리고 흔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때때로 업보業報에 참회하며 깨달음의 길을 물을 때도 있다.
지치고 힘들때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면 운명도 비켜갈 것이다.

"그럴 수 있지요, 그래도 괜찮아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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