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1-131 회 「저 언덕 위에 커다란 기와집이 보이죠? 그 집은 우리 마을에서 제일 부자인 김 향수(鄕首)댁이구요. 그 아래 반 기와집이 한 채 있지요. 그 집이 바로 서당이에요.」 「그 집이 바로 무봉 선생이라는 분이 훈장으로 계시는 서당이란 말이지?」 「예, 옳아요.. 무봉 선생은 서당 훈장에다가 약국 의원까지 정하고 있는걸요. 그런데 무봉 선생은 그런 감투만으로도 부족해, 얼마 전에는 김 부자 영감을 꼬드겨서 향약이라는 것을 조직해 가지고, 김 영감을 향수 자리에 올려 앉혀 놓고, 자기 자신은 차수(次首)라는 감투까지 썼다우.」 소년은 무봉 선생이라는 서당 훈장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는 눈치다. 김삿갓은 무봉 선생이 이 마을에서 향약을 조직했다는 말을 듣고 적이 놀랐다. 향약이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