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山脈)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참아 그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즈런한 계절(季節)이 피여선 지고
큰 강(江)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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