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글

노인들을 대상으로 응모한 짧은 글 당선작. (2024년 1월 19일 발표)

이종육[소 운(素 雲)] 2024. 7. 26. 15:42

노인들을 대상으로 응모한 짧은 글 당선작. (2024년 1월 19일 발표)

1. 가슴이뛰어서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2. 전구 다 쓸 때까지도
    남지 않은 나의 수명.

3.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4. 병원에서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은
    "노환입니다"

5.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6. 자명종 울리려면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7. 연명치료 필요없다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8. 만보기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기.

9. 몇 가닥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10. 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산다.

11.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

12. 젊게 입은 옷에도
       자리를 양보받아
       허사임을 알다.

13. 이봐 할멈!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14. 일어섰다가 용건을
       까먹어 다시 앉는다.

15. 분위기 보고
      노망난 척하고 위기
      넘긴다.

16. 무농약에 집착하면서
      먹는 내복약에 쩔어
      산다.

17. 자동응답기에 대고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영감.

18.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터인데
      "처음 듣는다!"고.

19. 할멈!
      개한테 주는 사랑
      나한테도 좀 주구려.

20. 심각한 건
      정보 유출보다 오줌
      유출.

21. 정년이다.
      지금부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지.

22. 안약을 넣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23. 비상금 둔 곳 까먹어
      아내에게 묻는다.

24. 경치보다 화장실이
       신경 쓰이는 관광지

25. 손을 잡는다.
      옛날에는 데이트,
      지금은 부축.

26. 이 나이쯤 되니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참 현실적이고 사실대로 잘 표현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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