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숨"
제주도 성산포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약 3.8km 떨어진 곳에 한 작은 섬이 있습니다.
소가 누워 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우도라고 불리는 섬입니다.
이 우도에는 현재 약 400여명의 해녀가 있습니다.
제주 출신의 고희영 감독이 7년 동안 우도의 해녀들과 함께 지내면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제목은 "물숨" 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신기했던 것은 해녀들의 계급이었습니다.
해녀 사회는 아주 엄격한 위계질서로 운영되었습니다.
제일 높은 계급인 '상군'은 가장 깊은 바다까지 들어가 작업을 합니다.
보통 15에서 20 m의 바닥까지 들어 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중군이고,
맨 마지막 하군은 일명 똥군 이라고도 부르는데, 2m 이하의 바다에서만 작업을 합니다.
계급은 노력과 경험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태어나면서 부터 정해진다고 합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자신의 숨 길이를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숨 길이로 계급이 정해지기에 해녀들은 계급에 대한 부러움은 있을지언정 불만 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이렇듯 상군, 중군, 하군이라는 계급에 따라 해녀들이 작업하는 바다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모든 해녀들이 바다에 들어갈 때마다 동일하게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물숨' 입니다.
물숨은
바다 밑에서 숨을 참기가 한계에 도달했을 때 호흡을 조절하기 위해 물을 들이 마시는 숨을 의미합니다.
물숨은
해녀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아주 무서운 숨입니다.
계급에 관계없이 모든 해녀들이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이 물숨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년에 한 두명의 해녀가 물숨을 먹는 사고가 발생 한다고 합니다.
바다 속에 들어가 싱싱한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물숨입니다.
물숨은 다른 말로 하면 욕심입니다.
자신의 숨 길이만큼 숨을 참으면서 작업을 하던 해녀가 다시 숨을 쉬기 위해서 물 위로 올라 갑니다.
이때 큼지막한 전복이 해녀의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그 순간
욕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전복을 따기 위하여 물 아래로 내려가는 해녀는 물숨을 먹고 맙니다.
물숨이 위험하다는 것을 몰라서 그런 사고를 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알면서도 욕심을 이기지 못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해녀들은 바다를 가르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바다는 무서운 곳이지만 욕심을 버리면 친정 엄마처럼 다 내어 주는 곳이야" 라고..
오늘
우리들도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물숨" 입니다 !
"욕심" 입니다 !
살면서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습니다.
내 기준이 아닌 하느님이 정해 놓으신 법칙이 있습니다.
물숨을 다른 말로 하면 "자신감" 입니다.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로 물숨 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게 하는 욕심이 우리로 하여금 먹어서는 안되는 물숨을 먹게합니다.
물숨은 언제 조심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 눈에 좋은 것이 보일 때입니다.
내 한계를 망각할 정도로 좋은 것이 보일 때, 바로 그때가 물숨을 조심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낙심과 좌절의 순간 뿐만이 아니라, 자신감이 차오를 때 오히려 더 엎드려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바다는 위험한 곳이지만 욕심을 버리면 친정 엄마처럼 다 내어주는 곳이야"! 를 다시 한번 상기해 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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