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1-49 회 「우리집 술 안주는 언제나 도토리묵 한 가지뿐인걸요. 워낙 집 산중이어서 다른 안주는 재료를 구할 수가 있어야 말이죠」 김삿갓은 하도 어이가 없어 백수 건달을 다시 나무랄 밖에 없었다. 「노형은 이집 술 안주가 천하 일품이라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소 그런데 주모의 말을 들어 보면, 이 집 안주는 언제나 도토리묵 한 가지뿐이라고 하니, 노형이 거짓말을 한 셈이 아니오?」 백수건달은 술 한 잔을 또다시 단숨에 쭈욱 들이켜고 나더니 도토리묵 한 톨을 입 안에 집어 넣으며, 「이 집의 술 안주는 언제나 도토리묵 한 가지뿐이라오. 그러니 그게 바로 천하 일이 아니고 뭐겠어요. 하하하..」 하고 방안이 떠나갈 듯이 통쾌하게 웃어 제친다. 실로 그 주인에 그 술꾼이라고나 할까, 감쪽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