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랑시인 김삿갓 1-75 회 「외숙 어른! 송아지를 손수 몰고 들어와, 진사 어른께 정식으로 진정(進呈)하도록 하시지요.」 이윽고 조 풍헌이 송아지를 사랑문 앞으로 끌고 들어오는데, 그것은 이름이 송아지일 뿐이지 다 자란 황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현 진사는 워낙 가세가 빈한한지라, 입이 찢어지게 기뻐하며 말한다. 「풍헌 영감님께서는 너무도 과분한 선물을 가져 오셨읍니다. 이런 선물을 염치없이 받아도 괜찮을지 모르겠읍니다.」 김삿갓이 얼른 대답을 가로막고 나선다. 「어차피 사대조께서 양반을 팔아 가지고 부자가 되셨으니까, 진사 어른께서 이 정도의 선물은 받으셔도 무방하실 것이옵니다. 하하하... 안 그렇습니까, 외숙 어른!」 「암, 그렇구 말구...............우리가 세교를 맺는데 송아지 한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