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1-61 회 김삿갓은 목이 컬컬하던 판인지라, 생각조차 못했던 향연에 참여하게 된 것이 결코 싫지는 않았다. 훈장은 자신의 신변 보장을 위함인지 당주인 풍헌 영감에게 연방 아첨을 떨고 있었다. 그러나 김삿갓에게는 그 꼬락서니가 매우 못마땅해 보였다. 이윽고 서당이 파하게 되자, 훈장은 김삿갓을 내버려둔 채 풍헌 영감을 다른 술집으로 모시고 나가 버린다. 김삿갓은 저녁밥을 한술 얻어먹고 나니 심심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파적걸이 삼아, 초학 훈장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은 회시로 엮어 보았다. 산골 훈장이 위엄을 떨쳐 가며 낡은 관 높이 쓰고 가래침 뱉아 대네 고작 높은 제자가 《사략》 읽는 아이요 가깝다는 친구는 풍헌 영감이더라. 山村學長太多威 (산촌학장태다위) 高着塵冠鍤唾投 (고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