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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사성의 훈계

이종육[소 운(素 雲)] 2024. 7. 29. 16:13

🍒  맹사성의 훈계

맹사성(孟思誠, 1360~1438)은 조선 시대 초기인 태조부터 세종 때까지 오랫동안 관직에 머물면서 청백리(淸白吏)로 칭송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젊고 명석하며 패기에 찬 세종 임금을 황희(黃喜)와 함께 보필하며 조선 왕조의 기틀을 다지고 문화적 황금기를 여는 데 크게 공헌하였다.

맹사성은 높은 관직에 있었음에도 벼슬이 낮은 자를 대할 때면 관대를 갖추고 대문 밖에 나와서 맞아들였고, 상대가 물러날 때도 손을 모으고 몸을 구부린 채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가 거처하는 집은 초라했고, 바깥출입을 할 때도 가마 대신 소 타기를 좋아해 보는 이들이 그가 재상(宰相)임을 알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검소함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맹사성이 처음부터 그러한 인품을 지닌 것은 아니었다. 명문가의 자손으로서 뛰어난 학식을 지녔던 그가 겸손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게 된 것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하여 군수 자리에 오른 맹사성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고을을 돌아보던 중 존경받는 고승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절을 찾아갔다.

맹사성은 고승에게 “스님이 생각하시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최고로 삼아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시오?”라고 물었다.

고승은 가만 웃고 있다가 “그건 간단합니다.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착한 일을 많이 하시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맹사성은 화를 내며 “그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내게 해줄 말이 고작 그게 전부요?”라고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고승이 차나 한잔하고 가라며 붙잡았고, 이에 맹사성은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고승은 맹사성의 찻잔에 찻물을 따랐는데, 잔에 찻물이 차고 넘치는데도 계속 따르는 것이었다. 맹사성은 놀라서 소리치며, “스님, 찻물이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승은 태연하게 찻잔이 넘치도록 계속 차를 따랐다.
맹사성이 화를 내며 “찻물이 넘친다니까요!”라고 하자, 고승은 주전자를 내려놓으며 고개를 들고는 맹사성을 지긋이 바라보고 말하였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치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고승의 말씀을 들은 맹사성은 흠칫 놀라며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으로 나가려고 하다가 그만 문틀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고 말았다.
고승은 빙그레 웃으며 말하였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지요.”

그 이후 맹사성은 누구에게도 거만하지 않고,
겸손을 몸에 익히고 실천하며 선정(善政)을 베풀어 많은 이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고 한다.

그 뒤 1435년 조선 최고의 재상으로 추앙받았던 문신 맹사성은 벼슬을 내려놓고 온양에 내려가 초야에 묻혀 살았습니다.

당대 최고의 재상으로 이름을 떨친 그였기에
그 고을에 신임 사또가 부임하면 맹사성을 찾아가서 초례인사를 올리는 것이 관례처럼 되었습니다.

어느 날 새롭게 부임한 사또가 신임인사를 하기 위해 관아의 관리들을 거느리고 맹사성을 찾아갔습니다.

마침 밭에 나가 김을 매고 있던 맹사성은 사또가 온 것을 알았지만, 그를 밭의 둔덕에 세워둔 체 김만 계속 매고 있었습니다.

돌아갈 수도 그냥 서 있을 수만도 없던 사또는 팔을 걷어붙이고 밭에 들어가 함께 김을 맸습니다.

사또가 김을 매자 관아의 관리들도 따라서 열심히 김을 맸고, 해가 질 무렵이 돼서야 맹사성은 허리를 펴고 일어섰습니다.

“그만들 하시고 나오시게”
밭의 둔덕에 자리를 마련한 맹사성은 그제야 신임 사또의 인사를 정중히 받으며
말했습니다.

“이 고을의 사또로 오셨으니 오늘 하루만이라도 뙤약볕에서 땀 흘려 일해 보면 이 고을 백성들의 노고가
어느 정도인지 아셨을 것입니다.
아침저녁 밥상을 대할 때마다 밥알 하나하나에 맺혀있는 백성들의 땀을 생각하십시오.
그리하여 부디 모든 이에게 존경받는
목민관이 되시기 바랍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책임 있는 자리에 올라서면 그만큼의 책임감과 중압감으로 성장하게 되고 자리에 맞는 인물로
거듭난다는 것을 뜻합니다.

간혹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그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면 충분히 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자리는 누리는 것이 아닌, 희생하는 것이라는 걸,
그 자리의 주인공이 ‘나’일 수도 있다는 걸.
잊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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