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너를 보니...
늙기가 얼마나 싫었으면
가슴을 태우다 태우다
이렇게도 붉게 멍이 들었는가
한창 푸르를 때는
늘 시퍼를 줄 알았는데
가을바람 소슬하니
하는 수 없이 너도
옷을 갈아 입는구나
붉은 옷 속 가슴에는
아직 푸른마음이
미련으로 머물고 있겠지
나도 너처럼
늘 청춘일줄 알았는데
나도 몰래 나를 데려간
세월이 야속하다 여겨지네
세월따라 가다보니
육신은 사위어 갔어도
아직도 내 가슴은
이팔청춘 붉은 단심인데
몸과 마음이 따로노니
주책이라 할지도 몰라
그래도
너나 나나 잘 익은 지금이
제일 멋지지 아니한가
이왕 울긋불긋
색동 옷을 갈아 입었으니
온 산을 무대삼아
실컷 춤이라도 추려무나
신나게 추다보면
흰바위 푸른솔도
손뼉 치며 끼어 들겠지
기왕에 벌린 춤
미련 없이 너를 불사르고
온 천지를 붉게 활활
불 태워라
삭풍이 부는
겨울이 오기 전에...
/ 법정 스님
Daum 메일앱에서 보냈습니다.
'좋 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난과 역경 뒤에 오는 행복 (0) | 2024.10.14 |
---|---|
"마 음" (0) | 2024.10.14 |
지족상락(知足常樂)이 주는 교훈(敎訓) (0) | 2024.10.14 |
사랑할 날이 얼마나남았을까 (0) | 2024.10.14 |
이탈리아에선 다 버렸는데.. 알이 듬뿍 든 꽃게를 한국에서 쌓아놓고 (0) | 2024.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