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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는 것이 정말로 아는 것인가?>

이종육[소 운(素 雲)] 2024. 3. 10. 16:59

♥🎀 <내가 아는 것이 정말로 아는 것인가?>

당나라 때의 유명한 화백 대숭(戴嵩)은 전원 풍경과 특히 생동감 넘치는 소를 잘 그려서 이름을 떨쳤다. 또 한간(韓幹)은 말을 그리기로 이름난 화가였다. 이 두 명의 화가를 사람들은 한마대우(韓馬戴牛)라고 칭했다. 그들이 남긴 작품에는 삼우도(三牛圖)와 귀목도(歸牧圖)가 있었다. 그 그림들의 가치는 돈으로 따지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대숭이 그린 투우도(鬪牛圖) 한 폭이 전해져 내려오다 송나라 진종 때 재상인 마지절(馬知節)이 이 그림을 소장하게 되었다. 마지절은 그림에 남다른 일가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고금의 그림을 수집하여 감상하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삼았다. 특히 그가 소장한 투우도(鬪牛圖)는 당나라의 유명한 명인이 남긴 작품인지라 그는 이 그림을 극진히 아꼈다.

혹여 그림에 벌레나 좀이 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단으로 덮개를 만들고 옥으로 족자 봉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햇빛과 바람이 좋은 날을 택해 자주 밖에 내다 말리며 수시로 일광욕을 시키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대청 앞에 그림을 걸어놓고 바람을 쐬어주고 있는데 소작료를 내려고 찾아온 한 농부가 먼발치에서 그 그림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글도 모르는 무식한 농부가 그림을 보고 웃다니.'

마지절은 화가 나서 농부를 불러 세웠다.

"너는 대체 무엇 때문에 웃었느냐?"

농부는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했습니다.

"그림을 보고 웃었습니다."
"이 그림을 보고.? 이놈아! 이 그림은 당나라 때의 대가인 대숭의 그림이다. 그런데 감히 네까짓 게 그림에 대해서 무얼 안다고 함부로 비웃는 것이냐?"

마지절이 불같이 화를 내자 농부는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면서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저런 무식한 농부가 어찌 그림에 대해 알겠습니까? 하오나 저는 소를 많이 키워보고 소가 저희끼리 싸우는 장면도 많이 보았기에 소의 성질을 조금 알고 있습니다. 소는 싸울 때 머리를 맞대고 힘을 뿔에 모으고 서로 공격하지요. 하지만 꼬리는 바싹 당겨 두 다리 사이의 사타구니에 집어넣고 싸움이 끝날 때까지 절대로 빼지 않습니다. 아무리 힘센 청년이라도 소꼬리를 끄집어낼 수 없지요. 헌데 이 그림 속의 소는 꼬리를 하늘로 치켜들고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절로 웃음이."

농부의 말에 놀란 마지절은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대청에 걸어놓고 일광욕을 시키던 대숭의 그림을 내리며 탄식했다.

“대숭은 이름난 화가지만 소에 대해서는 너보다 더 무식했구나. 이런 엉터리 그림에 속아 평생 씻지 못할 부끄러운 헛일을 하고 말았도다. 그간 애지중지했던 내가 정말 부끄럽구나."

이 글은 중국 송나라 때 유명한 학자인 증민행(曾敏行. 1118~1175)이 지은 독성잡지(獨醒雜誌)의 고사 집에 나오는 내용이다.

많은 사람이 떠받들고 빼어난 지혜와 총명함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현실 생활이나 실천적 경험을 겸비하지 않으면 이렇게 웃어넘기지 못할 실수를 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우리가 무언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하며 다른 사람을 무시하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이 잘못되었거나 자신이 잘못 알고 있음에도 자존심 때문에 자기 잘못이나 무지를 인정하려 들지 않기도 한다.

과연 내가 아는 것이 정말로 아는 것인지. 아니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잘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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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의 길

스쳐 가는 것이 바람만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움도 스쳐 갔고
사랑도 스쳐 갔고,
때로는 슬픔도 스쳐서 갔겠지요.

그리움은
그리움대로 놓아두고,
사랑은
사랑대로 놓아두고,
가야 할 길들이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돌부리에 넘어지고,
그리움에 넘어지고,
슬픔에 넘어지고 말겠지요.

낙엽 진 산길을
걸어보면 압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꽃길만이 아니라

청산도 걸어서 왔고,
들길도, 강길도 걸어서 왔다는 것을.

산길 들길 강길도
다 지나고,
봄 길과 가을 길도
다 지나서
지금은 마음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마음의 길은 끝이 없습니다.
부모님과의 길,
가족과의 길,
친구와의 길,
모두 다른 것 같으면서도
전부가 다 다른 내 안의 인생입니다.

길은 영원한 것 같으면서도 영원하지 않고,

시간과 인생은
내가 살아 있을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건강할 때 자주 만나고,
걸을 수 있을 때 좋은 추억 만들며,
아름다운 관계 이어갑시다.

산다는 건 별거 아닙니다.
내가 건강해야 하고,
내가 즐거워야 하고,
내가 행복해야 하고,
내가 살아 있어야
세상도 존재 하는 것입니다.

떠나고 나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옮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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