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글

말 눈물없이는 볼수없는 아름다운 인연

이종육[소 운(素 雲)] 2024. 7. 31. 18:33

♥ 정말 눈물없이는 볼수없는 아름다운 인연
(감동입니다) ♥

저는 예순 중반의 할머니입니다.
저는 한 대학교의 의대 교수인데요.
이제 내년이면 정년이 되어
은퇴를 하게 되네요.

제가 사람 답게 살고 교수까지
될 수 있었던 사연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깡 시골에서 태어나서
아주 어릴 때부터 장작 땔
나무를 해오고 집안
허드렛일을 도왔습니다.

저희 집은 아주 가난했고
부모님은 여자애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죠.

하지만 저는 집안 일보다는
공부에 흥미가 많았어요.

몰래 학교 창문으로 들여다 보며
한글을 익히고 산수를 공부하다가
쫓겨나기도 하고 부모님한테
잡혀 와서 혼쭐이 나기도 했어요.

계집애가 공부해서 뭐할 거냐며
살림이나 잘 배우라고 하셨죠.

그런 제 삶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 건
젊은 여선생님이
오시고부터 였어요.

시내에 있는 유일한 중학교에
부임하신 선생님은 제가
야트막한 산기슭에서

쑥을 뜯다 말고 누가 놓고 간
책을 읽는 걸 보시고 저에게
공부를 가르치기 시작하셨어요.

"순정아 지금 당장은 이게
너한테 쓸모 없는 것 같아도
언젠가 분명히 도움이 될 날이
올거야 니가 노력하는 만큼
니 인생의 기회도 넓어질 거고"

그 선생님도 공부 못하게 하는
부모님의 눈을 피해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나와 선생님이 됐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때부터 밤마다 몰래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선생님 댁에 가서
국어 산수 도덕 사회 자연...

이런 것들을 배웠고,
열심히 공부한 덕에 중학교
과정도 배울 수 있게 됐어요.

그러다가 엄마한테 들키고
말았습니다.

선생님 댁에 가려고
막 집을 나셨을 때 였죠.
엄마는 아버지한테 말하지 말라고
싹싹 비는 저를 보며 한숨을 쉬시고는


"들키지 않고 끝까지 할 자신 있으면
그렇게 하고, 자식이 좋아하는 거
부모도 못 시켜 주는데...

그걸 다 해 주신 다는데
어떻게 안 된다고 하겠냐...

기왕 할 거면 내 몫까지 다 하거라"
라며 몰래 다닐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몇 년 간 공부가 계속 되면서
저는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대학에 가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아서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공부할 시간도 많아야 하고
문제집도 살 게 많고...

그저 막막하고 걱정을 하자
선생님은 엄마를 만나셨어요.
"순정이는 정말 똑똑해요...

누구보다 이해력도 빠르고
머리도 좋고 굉장히 성실하죠...
이런 애가 공부를 안 하면 누가
하겠어요?

부디 어머님께서 순정이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 말이 엄마는 한동안 고민하셨어요.

그리고 결국에는 저를
밀어주기로 하셨습니다.
아빠 몰래 집안일 하는 시간을
빼 주셨고 문제집 살 돈도 주셨어요.

그 돈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저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두 분은 그렇게 뒤에서 조용히
제 앞 날을 위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죠.

저도 그런 엄마와 선생님께
보답하고자 하루 열 시간 씩
공부를 했고 그러다 보니
점점 더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아 지더라구요.

한번은 선생님이 갖다 주신
유명 학원 모의고사 문제를 풀었는데
제가 거기서 딱 두 문제만 틀렸어요.

공부 잘하는 고3들도 어려워하는
시헙이라고 하셨어요.

선생님은
"거 봐...너는 이렇게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이게 공부에 재능이 있다는 뜻이야
거기다 넌 아주 열심히 노력하는
힘까지 있잖아..."

"선생님 제가 정말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

"이 시험 성적을 보고도 모르겠어?
넌 이미 전국 수준이라고"
라며 저를 격려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에 힘을 얻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저는 선생님 말씀대로
서울에 있는 의과 대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어요.

저는 너무 기뻐서 엄마와 선생님
손을 잡고 팔짝팔짝 뛰었구요.

엄마는 너무 좋아서 눈물을 훔치셨고
선생님도 진심으로 축하해 주셨죠.
하지만 문제는 아버지 였는데요

아버지는 어디 여자애가 혼자 서울에
올라가냐며 펄펄 뛰셨습니다.

그리고 쓸 데 없는 데에 시간을
낭비 했다며 제 책들을 다 버리셨어요.
저는 너무 속상한 나머지 아버지를
원망하며 가출을 결심했죠.


"오빠들은 아버지가 다 밀어줘도
못 간 대학 나는 갔는데 왜 나보고는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아버지가 밀어준 것도 아닌데!"

그렇게 저는 몰래 짐을 싸서
새벽에 기차역으로 갔어요.
그런데 거기에 선생님이
나와 계신 것이었어요.

"순정아 이렇게 가면 안돼...
니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집을 나가니?

나가더라도 떳떳하게 모두의
박수를 받으면서 떠나야지
지금 니가 이렇게 무작정

서울에 가면 어디서 받아줄 거 같아?
지금 그러지 말고 돌아가자...
안 그러면 니가 지금까지
노력한 게 다 헛수고가 되는 거야"

저는 결국 선생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 오게 되었어요.
집에서는 제가 가출하려고
했던 것을 아무도 몰랐습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하신 건지 대학교
입학금과 등록금을 마련해 오셨더라구요.

그리고 아버지께
"이건 제가 순정이한테 주는
대학 합격 선물입니다.

서울에서 1등만 한다고 하는
애들도 떨어지는 의대에
합격했잖아요.
이만한 선물은 받을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정이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닐 수 있게 해주세요.
분명히 아버님께 효도하는
딸이 될 겁니다."

선생님의 몇 번이고 되풀이한
간곡한 설득 덕에 결국 아버지는
저를 서울로 보내기로 하셨어요.

저는 선생님께
"이 은혜를 다 어떻게 갚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하며 펑펑 울자 선생님은

"니가 열심히 하면 되는 거야...
그리고 훌륭한 의사가 돼서 갚으면 돼"
라며 제 어깨를 토닥여 주셨습니다.

저는 그러겠다고 굳게 약속했고
대학에 가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1학년 때 다들 해본다는 미팅도 하지
않았고 다른 애들과 몰려다니며
놀지도 않고 공부하고 학생 과외만
열심히 했죠.

그렇게 1학기를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사가지고
시내 중학교로 갔더니 선생님이
그만 두셨다는 거예요.

어찌된 일인지 영문을 묻자
결핵에 걸려서 수업 시간에 피를 토했고
그 이후로 학교를 그만 두고 요양을
떠났다고 하더라구요.

선생님은 제 앞으로 편지를
남겨 놓으셨 더군요.
편지를 서울로 보내지 않은 건
제 공부를 방해하기 싫어서
였다고 적혀 있었어요.

'순정아 너는 언젠가 꼭 훌륭한
의사가 될 거야...

선생님은 그렇게 믿어
그러니 건강 유의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건강 잃으면 아무 소용 없어.'

저는 선생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학교 선생님마다 붙잡고 물어봤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이 어디로 요양
가셨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어요.

아무 에게도 말 안하고
떠나셨다는 거였습니다.
요즘 같으면 인터넷으로
어떻게든 찾을 수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당시에는 그럴 수가 없었어요.
저는 선생님을 찾으려고 알 만한
사람들을 찾아다녀 봤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방학이 끝나
학교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저는 자취방에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 결심했어요.

'그래...선생님을 다시 만났을 때
자랑스러운 제자가 될 수 있게
열심히 살자.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돈도
열심히 벌자.
그게 선생님께 보답하는 길이야'

저는 그때 이후로 정말 더
이를 악물고 공부했어요.
잠 한 숨 안 자고 며칠씩
공부하다가 병원에 입원도 해봤고,

너무 책상 앞에 앉아 있어서
엉덩이가 온통 짓무른 적도 있었죠.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일주일 치
주먹밥을 만들어 놓고 냉동실에
넣어 놨다가 하나씩 꺼내 녹여서
먹었습니다.

반찬은 시골에서 보내준 김치
한 가지 였구요.

어려운 의학 용어들은 다양한
연상법을 이용해 달달 외우고
또 외웠어요.

화장실 거울 옆에도 외워야 할
단어들을 잔뜩 써 놓고 이빨을
닦으면서도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한 덕택에 저는
인턴 후 봤던 시험도,
레지던트 4년 후 봤던 내과 전문의
시험도 모두 한 번에 합격하게 되었어요.

시험에 합격할 때마다 선생님을
떠 올리고 마음 속으로 감사하다고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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